안녕하세요 여러분~ 아하입니다~
결혼하기 전 알아야 될 이야기와
결혼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포스팅했었죠 ~
2021.02.22 - [생활/결혼생활] - 결혼 후 알게 된 현실적인 결혼 대한 생각: [결혼 결정] 어떻게 하나요?
2021.03.02 - [생활/결혼생활] - 결혼 결정 어떻게 했나요? -결혼 왜 했어요?
♣오늘은♣
모든 계획은 마음대로 안된다
그러니 그 순간을 즐겨보자!
내용으로 포스팅 합니다
엄마께서 저희에게 불을 지르고 며칠 후,
저희에게 특별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한 계획이나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다만
남편은 계획이 있었나 봐요
그리고 전 눈치가 빠른 편입니다 :)
문제의 그날은
점심도 못 먹고 일하고 3시에 퇴근하였습니다.
일찍 끝난 김에 베베랑 밥을 같이 먹고
집에 일찍 들어갈 계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끝나는 시간에 맞춰
베베(현 신랑)님께서 오셨지요~
베베님께서
종일 밥을 못 먹은 저에게 초이스를 준다며
뭐 먹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날도 우중충 하고 흐린 것이
콩나물국밥, 순대볶음, 감자탕, 내장탕,
비빔면! 쫄면! 메뉴들이 생각났고
시큰둥한 그의 반응에
피자!! (베베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
파파존스 브래드스틱!!
페페로니피자!!! 치즈피자!! 맥도널드!!!
모두 외쳐보았지만 베베의 반응은 없었습니다.
갑자기 베베님께서
서울 갈래? 잠실 갈래?
맛있는 거 먹으러 멀리 갈래? 두물머리?
양평? 이런 말만 하는 거예요
응?????!!
'광교에서 잠실? 양평? 오후 4시에 너무 늦은 거 아닌가?' 생각을 하며
1.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2. 퇴근시간이라 차 너무 밀리고
3. 밥만 먹으러 가기엔 너무 긴 운전이야
4. 배고프니 가까운 곳에서 밥을 먹자~라고
논리 있게 설득을 했지요.
반응이 없는 그.. 였습니다
5. 차라리 좋은 곳엔 주말에 데이트 가는 건 어때?
라고 말해도 그 녀석은... 별 반응이 없었어요!!!
저는 결국 배고프고 지쳐서
입이 삐쭉삐쭉 나오기 시작했고
메뉴 정할 시간에 1층
김치찌개 집 가서 먹었으면
벌써 먹고 나왔겠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눈치가 보 건지 시간이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난 걸 알아차린 건지
베베께서 “인덕원 비빔국수”를 외쳐주셨고
전 쫄래쫄래 기분이 좋아서 출발을 했어요
다행히 20분 정도 거리에 지점이 있어서 너무 감사했어요 ㅋㅋ
https://place.map.kakao.com/2000030866
그런데 말입니다
네비가 외진 곳으로 안내하기 시작하면서
고속도로를 태우고
아무것도 없는 쿠팡 물류창고만 보이고..
이길로 가면 뭔가 잘못된 곳으로 가는 거 같다
생각하는 중에
갑자기 국숫집이
덩그러니 나타났어요
안심도 잠시.
음식점이 문 닫은 거 아닌가란 불안함 생겼어요.
사장님 차라도 한대 있어야 할 지리인데
식당 앞 차가 한 대도 없고
폐업한 듯 문 닫은 곳 같기도 하고..
불안 불안 입구에 도착하니
다행히 문이 열리고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
행복했습니다
맛은 정말 행복합니다
지금도 가고 싶습니다.
한고은 님이 방문해 유명해진 비빔국숫집 (다른 지점)
두 그릇 먹을 수 있다 하셨는데
정말 그러합니다
늘 곱빼기 주문 안한걸 후회합니다 ㅋㅋ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주문하고
매우 신나게 육수와 호로록호로록
세상 다 갖은 사람처럼 호로록호로록
한 그릇 더 먹겠다는
내 말에
"어머니가 너 살 빼게 만들래.. 안돼"
란 말에 심란해져서
육수만 호로록호로록 몇 컵 더 마셨어요.
이제 집에 가자~~~라고 말하니
베베가 또 서울을 가자는 거예요!!!!!
내가 가자 가자 할 땐 차 밀린다 더니!!!!
먹고 나오니 소나기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서울을 가자니..!! 오늘 왜 이러는 건지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
하면 안 될 것 같은 날에 뭔가 하려고 하고
하자하면 안 하는 베베 님... ㅜㅜㅜㅜ
걸으러 폭우가 오는 6시쯤 기흥에서 서울을
가자 하시니 그것도 머나먼 잠실..
왜 그러시는지 ㅜㅜ 참..
결국은 안된다고 위험하다고 말렸습니다.
운전대는 본인 손에 있으니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고 하면서
수원 방화수류정으로 가더군요
데이트하면서 자주 걷던 곳이에요
중간에 높이 올라가면 작은 호수가 한눈에 쫙~
얼마나 이쁜지요~ 밤에 조명까지 아름다워요
밀가루 먹었으니 날 걷게 만들지 않으면
어머니한테 다이어트 안 시킨다고 혼난다며 걸어야 한다며 차에서 내리라고 하는 베베에게
1. 우산이 없어
2. 비 맞고 감기 걸리면 안 돼
3. 옷이 얇아서 감기 걸리기 쉬어요
라고 말하는데
하늘도 무심하지 딱 비가 그쳤어요. ㅜㅜ
그래서 터덜터덜 걷기 시작했고
그래도 베베랑 같이 걸으니
기분이가 좋아져서
또 쫄래쫄래 따라갔어요
뭐 좋은 게 좋은 거죠
역시 베베님과 함께라면 즐거워요
밤 야경이 참 이쁜 우리의 시크릿 포인트 스폿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뒷모습 사진 찍어 준다며
구도도 잡아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
그리고...
뒤돌아서니 베베가 무릎을 꿇고 반지를 들고 있었어요
그렇게 프로포즈를 받았습니다
보자마자 눈물이 왜 그리 나는지 모르겠더군요
감정이 매우 복잡합니다
고맙고 무섭고 미안하고 사랑받아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고 사랑스럽고 정말 모든 감정을 한 번에
느껴봤습니다 프러포즈는 이런 느낌입니다 ㅎㅎㅎ
프러포즈받으면 여자들이 울어서 이해를 못했는데
당해보니 이해할 겨를 없이 눈물이 흘렀어요
본인도 떨리는 손으로 꼬옥 안아주면서
다독여주는 베베가 너무 좋았고
멋지고 귀여웠어요 ♥
종일 베베가 뭔가 붕 떠있고
집중을 못하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신나는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종일 눈치 빠른 내가
눈치챌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하네요
자꾸 이상한 메뉴 말할 때부터 눈치챈 건 아닐까
프러포즈하려면 멋진 곳을 데려가야 하는데
롯데타워를 가야 하나 응봉산을 가야하나
어떻게 꼬셔서 데려가나 그 생각에 집중을 못하고 있었답니다 ㅋㅋㅋㅋㅋ
눈치 빠른 저는 오늘은 눈치가 0였습니다 ㅋㅋㅋ
진짜 1도 못 채고 ㅋㅋㅋㅋㅋㅋ
순대볶음이나 이야기하고
베베가 머릿속으로 순대에 반지를 넣어야 하나??
오늘따라 저는 말도 안 듣고 안 된다 하고
(보통은 말 잘 듣는 저입니다)
왜 가는지 말은 못 하겠고 ㅋㅋㅋ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그렇지만
프러포즈 당일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제가 좋아하는 곳에 갔고
좋아하는 사람이랑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서 행복했다 합니다
본인 계획대로 된 건 하나도 없지만
국수 먹을 때 너의 행복함이 너무 많이 느껴졌다며
찐 행복을 보았다고 합니다 ㅋㅋㅋ
저도 많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너무 행복합니다
프러포즈도 행복했습니다
남자분들 프로포즈 팁을 드리자면
계획을 하셨다면 묻지 말고 계획대로 데려가세요
계획을 못 하셨다면 계속 물어보고
하고 싶단 걸 하고 마지막에
네가 좋아하는걸 다 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 보고 싶었다고 한마디만 준비하세요 ㅋㅋㅋㅋㅋㅋ
길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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